안녕하세요.
어제 비가 온뒤로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습니다.
비오기 전까지는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따뜻한 느낌이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해서 기분이 묘했는데....
바로 차가운 공기가 겨울이 성큼 왔음을 실감했습니다.
오늘 불현듯 영화 한편 보고싶다는 생각에 책상위에 작은 테블릿을
세우고 넷플릭스에 들어가 봅니다.
어떤 영화를 볼까.... 스크롤 하다보니 "인터스텔라" 가 떠있네요.
커서를 멈춰서는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아....이 영화가 개봉한지 벌써 10년이 넘은 영화였구나...."
한국에서는 10년전 딱 이맘때 개봉을 했었네요.
3시간 가까이 되는 대작을 알바하는 자리에서
눈치 안보고 본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다행히 오늘은 일요일 인걸 아는지 무지하게 조용합니다.
불쑥 봐도 되겠다는 용기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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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보고 한동안 자막이 화면을 올라가는 동안에도
멍합니다.... 이감정 뭐지??
영화속의 두번의 대사만이 울컥거리며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한번은 쿠퍼가 머피에게 하던말.....
너희가 태어나고 엄마가 했던 말을 아빠는 이해 못 했었어.
이렇게 말했지 '이제 우린 그저 아이들한테 추억이 되면 돼'
그게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어.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
유령 같은 존재가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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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번은 머피가 쿠퍼에게 하던말.....
'어떤 부모도 자식 죽는 걸 볼 필요는 없죠.
여긴 제 자식들이 있으니까...
아빠는 가세요...브랜든 한테...'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먹먹함에 눈가에 눈물이 한가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14년도 대작 '인터스텔라'에 대한 제 소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주의 광활함과 인간의 작음을 담아낸 대서사시
'인터스텔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웅장하고 야심 찬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주를 정면으로 다루는 대작 SF로서의 품격과 위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최신 물리학 이론들을 대중적인 내러티브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능력이 돋보입니다.
과학과 감성의 절묘한 조화
놀란 감독은 복잡한 과학 개념들을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냅니다.
웜홀이나 블랙홀과 같은 난해한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캐릭터를 교묘하게 설정하여,
관객들이 이질감 없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영화의 큰 강점 중 하나로, 순수한 SF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소외시키지
않는 세련된 접근 방식입니다.
인간적 드라마의 깊이
'인터스텔라'는 우주의 광활함을 다루면서도, 그 중심에 가족 이야기를 두고 있습니다.
놀란 감독은 가족이나 연인의 상실이라는 주제를 자주 다루어 왔는데,
이 영화에서도 그러한 정서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합니다.
매튜 매커너히를 비롯한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는 이 거대한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더합니다.
시각적 장관과 기술적 성취
'인터스텔라'의 시각 효과는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특히 우주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반드시 큰 스크린에서 감상해야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처럼 작은 테블릿 으로 보고도 가슴이 웅장해 지는데.....큰 스크린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겠죠.
플롯의 정교함
놀란 감독 특유의 복잡한 플롯 구조가 이 영화에서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인셉션'에 비해 좀 더 단순화된 구조를 보여주며, 이는 오히려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제의식과 감동
'인터스텔라'는 인간의 덧없음과 위대함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다룹니다.
우리가 우주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가족 간의 사랑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사랑의 초월적 힘
영화는 마치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를 연상시키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사랑이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주제는 때로는 과하게 감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놀란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인해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론
'인터스텔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가장 야심 찬 작품이자, 가장 감성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 정확성과 인간적 드라마, 그리고 압도적인 시각 효과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우주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인간의 작은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인터스텔라'는 단순한 SF 영화를 넘어, 우리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추가
영화 전반에 삽입된 딜런토마스 의 詩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죽음이 다가왔을 때 그 죽음과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지혜로운 자도 그리 했고, 선한 자들도 그리 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도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라는 내용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로데스크한 이유는 1951년 시인이 임종을 앞둔
자신의 부친을 위해 지었기 때문이란다.
영화속에서는 시 전체가 낭송된건 아니고 총 6연중 2연으로 마무리 하더라...
자막의 번역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지만 너무나 유명한 시여서
읽고 또 읽고 곱씹어 봤다.
Dylan Thomas
어두운 밤을 쉬이 받아들이지 마세요.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노년은 날이 저물수록 불타고 포효해야하기 때문에,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하고, 또 분노하세요.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현자들은 끝을 앞두고 어둠만이 지당함을 깨달을지언정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자신들의 말로 번개 하나 일으킬 수 없었기에,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어두운 밤을 쉬이 받아들이지 마세요.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선한 자들은 마지막 파도 곁에서 자신들의 덧없는 행실이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푸르른 바다에서 춤추었으면 얼마나 빛났을 지를 슬퍼하기에,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하고, 또 분노하세요.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열광하는 자들은 날아오른 태양에 사로잡혀 노래했으나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그것은 지는 해를 두고 슬퍼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았기에,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어두운 밤을 쉬이 받아들이지 마세요.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위독한 자들은 죽음을 앞두고 앞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멀어버린 눈이 유성처럼 불타고 빛날 수 있음을 보기에,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하고, 또 분노하세요.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그러니 슬픔의 언덕에 선 당신, 나의 아버지시여,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바라건대 그대의 모진 눈물로 나를 저주하고 축복해 주세요.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어두운 밤을 쉬이 받아들이지 마세요.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하고, 또 분노하세요.